오래간 만에 한국에 들어가보니…. 비슷한 듯 하면서도 너무나 다른 세상 앞에서 자꾸 당혹스러워 질 때가 많이 있었습니다.
마치 서로 들어맞지 않는 퍼즐 조각을 붙여보려고 하는 아이처럼... 그나마도 파편처럼 남아있는 10년전... 6년전 추억의 조각들과... 오늘이라는 시간을 서로 붙여보려고 해도... 잘 되지가 않습니다. 아버지는 어느새 부쩍 나이가 들어보이시고... 조카들도 너무나 훌쩍 커버렸습니다. 내심 속으로‘세월이 이렇게 흘러가 버렸구나... 이렇게 흘러가 버렸구나’무언가 시간을 잃어버린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을 쓰러내릴 때가 많았습니다.
저도 어느새 마흔이 되어버렸더군요. 어느새 세 아이의 아빠이고... 남편이고... 가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십대에 혼자 거닐 던 길을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걷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서랍을 정리하다... 발견한 해묵은 편지들을 잠시 훑어 보면서... 중고등학교, 대학교, 군대의 기억들이 빠르게 스쳐지나가고... 그간 나에게 귀한 양분이 되었던 많은 우정과 사랑에 감사하게 됩니다.
예전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보내었던... 직접 그린 그림 엽서도 있더군요. 어머니가 대학교 부회장으로 선출되었던 사진과 기사도 있고... 이래 저래 끄적끄적 재밌게 둘러보면서... 부모님의 지난 날들을 상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번 방문에는 가족에 대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참 세월이 빠르구나’ 를 연상 읍조렸습니다. 이제는 남은 날들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더 중요하겠지요. 지난 날의 교훈들이 새 날의 꽃을 피우는 귀한 양분되기를, 누군가에게 귀한 거름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최지원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