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야기를 해도 항상 결론이 똑같으면, 사람들이 ‘깔때기’라는 표현을 씁니다. 깔때기 어디에 물을 부어도 물이 빠져 나오는 곳은 항상 한 곳입니다. 뭘 어떻게 하든 결론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죠. 생각해 보면, 이런 분 잘못 만나면 때론 상대편 입장에선 답답해서 속이 터질 것 같기도 합니다. ^ ^ 그런데 저는 요즘 신앙 생활을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악한 영들이 속 좀 터지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주님은 늘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말씀하십니다. 한때 저는 그 말씀을 곡해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슈퍼맨이 된다든가, 모든 일이 다 내가 원하는대로 흘러간다든가 하는 식으로 이해했던 것이죠. 주님이 함께 하셔서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흘러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연약할 수 있고, 우리의 상황은 여전히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거기서 참 소중한 깔때기 정신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주님은 언제도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떠나지 않는다는 한결같은 결론입니다. 너무나 명백한 그 한가지 결론이 어느 순간 저에게 너무 큰 감사와 소중함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좌절할 만한 나의 모습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 좌절이 아니라 예배하게 됩니다. 절망이 아니라 감사를 하게 됩니다. 주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기쁩니다. 힘든 일을 할 때는 주님과 함께, 주님에게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기쁜 일을 할 때는 나와 함께 기뻐하시는 주님으로 인해서 더 기쁩니다. 기쁠 땐 기뻐서 주님을 바라봅니다. 슬픈 때 슬퍼서 주님을 바라봅니다. 어려울 때 어려워서, 감사할 때는 감사해서 주님을 바라봅니다. 넘어졌을 때는 넘어졌기에 주님을 바라봅니다. 어려울 때는 주님 안에서 서로 하나되어 사랑합니다. 기쁠 때는 주님 안에서 서로 하나 되어 기뻐합니다.
나와 함께 하시는 주님이 더 좋다! 라는 결정을 내리고 나니 모든 일에 주님을 바라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감격이 됩니다. 나를 이렇게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시기에 결국에는 이 모든 상황을 통해서도 주님의 선하신 일을 이루어 가실 것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이것이 제가 요즘 달라지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기 중심성이 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경험합니다. 늘 나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죠. 여러분 안경만 바꿔도 보이는 게 다릅니다. 인생에 대한 믿음, 이 세상을 해석하는 나의 눈을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꾸면 삶이 하늘 나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뭐, 저도 온전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을 알고 나니 너무 좋습니다. 하나님이 다스리는 마음… 그곳이 하나님의 나라지요.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찬양을 통해서 고백했지요.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
저는 요즘 이게 너무 감사하고 좋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보는 삶이 도리어 제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최지원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