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언젠가 ‘기억’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젊은 대학생들을 모아놓고 실험을 했습니다. 모두에게 순간적으로 어떤 돌발적인 상황을 보여 준 후에 그 상황을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하나를 확인했습니다. 젊은 대학생들이니 참 총명할 때 아닙니까? 그런데 막상 확인해 보니, 학생들이 틀린 내용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다들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정보에 근거해서 그 상황을 해석하는데, 서로 그 상황에 대한 해석이 전혀 다른 겁니다. 제가 그 실험을 보면서 재밌기도하고… ‘야.. 사람이 저렇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이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에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사람은 보통 한번에 7-8개 정도의 정보를 수용 저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이 많은 정보들을 중에서 필요한 것들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기억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우리가 그저 무작위적으로 정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선택하는 그 기준이 무언인가 하면, 그 사람의 가치관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늘 스스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관심이 없는 것은 우리 눈에도 안 들어오고 기억도 잘 안 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서 늘 필요 없는 기억을 지운다고 합니다. 주로 이런 작업은 잠자는 동안 일어납니다. 우리는 주관적으로 받아드리고 주관적으로 기억하고 주관적으로 해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는 객관적인 현실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큐맨터리 마지막에 이런 맨트가 나왔습니다. ‘당신은 어느 기억을 지우고 있습니까. 지우고 남는 것 그것이 당신의 인생입니다.’
척 스윈돌(Charles R. Swindoll)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합니다. “우리 인생은 사건 10%와 그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반응 90%로 이루어진다.”다시 말하면, 인생은 사건 그 자체보다는 우리 삶에 일어난 사건 사건에 대한 우리의 해석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생을 어떻게 해석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겠지요. 우리가 우리 인생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모두 이미 이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기 위한 해석의 안경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안경들은 어려서부터 나도 모르게 내 눈에 씌어진 것입니다. 여러 경험들과 상처들 속에서 우리 안경 위에는 이런 저런 색깔이 덧입혀 졌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쓰고 계신 안경, 인생을 바라보는 그 안경을 통해 여러분은 나름대로의 인생을 기억하고, 인생을 해석합니다. 어떠세요? 그 안경 마음에 드세요?
사회가 점점 부유하게 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왕들이나 누렸을 법한 것들은 요즘은 평범한 사람들이 누리면서 살아가고 있지요. 그런데 이런 물질적인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안에는 이상하리만큼 공허함이 있습니다. 우리는 참 분주할 때가 많고, 때론 불안하기도 하고, 때론 우울하기도 하고, 때론 분노하게 되지요. 아차하면 행복을 잃어버리기 참 쉽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것이 외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우리 삶을 해석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들이 참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사고, 적극적인 사고, 느림의 미학… 같은 것들에 대한 얘기를 참 많이 듣게 됩니다. 모두 나름대로‘삶을 잘 해석하고 누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내 눈에 맞는 안경을 찾기 위해, 삶을 더 아름답게 바라보기 위해 이런 저런 안경을 써보며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눈에 맞는 안경을 찾으셨는지요? 감사 주일을 맞아.. 우리 모두 그 안경 한번 벗어서.. 닦아도 보고… 내 눈에 맞는지도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이 주시는 안경은 꼭 써보시면 좋겠습니다. 꼭 써보셔야 합니다. 천 개의 선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Following the shepherd.. 최지원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