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은 주려고 받는 것입니다. 은혜도 마찬가지입니다. 받은 복은 나눌 때 참된 복이 되고, 받은 은혜 역시 흘려 보낼 때 참된 은혜가 됩니다. 받은 복과 은혜를 흘려 보내지 않고 가두어 두면 썩어버립니다. 복과 은혜를 맡은 선한 관리인(베드로전서 4:10)의 역할은 그 받은 복과 은혜를 잘 흘려 보내는 것입니다. 복과 은혜는 흘려 보낼 때 더욱 그 참 가치가 드러납니다.
저는 ‘은혜 굴리기’라는 표현도 참 좋아합니다. 눈사람을 만들 때 눈덩이를 굴립니다. 처음에 작은 눈덩이로 시작하지만, 그 눈덩이를 굴리면 굴릴 수록, 눈덩이가 점점 커집니다. 은혜는 눈덩이 같아서, 누군가 작은 은혜를 나누기 시작하면 그 작은 은혜가 또다른 은혜를 불러옵니다. 그렇게 은혜의 눈덩이는 굴리면 굴릴수록 점점 더 커지게 됩니다.
은혜 과대 망상증. 이제 버릴 때도 된 것 같습니다. 홍해 쯤은 갈라져야 은혜라고 생각하는 증상을 가지고 계시다면, 삶에서 은혜가 점점 고갈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 그 고갈은 실제로 은혜가 없어서가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은혜를 보는 눈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겪는 증상입니다. 스스로가 보기에 아주 작아 보이는 은혜라도 괜찮습니다. 일단 은혜를 굴려보세요.
받은 것을 받았다고 고백하고, 감사한 것을 감사하다고 고백하는 것은 우리의 일상 관계에서도 너무나 중요합니다. 감사하지 않는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에게서 은혜를 받고도 ‘받았다’고 고백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이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보통 은혜나눔을 꺼리는 분들의 마음 속에는‘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의 초점은 ‘내가 얼마나 변했는가’에 있지 않고, ‘하나님이 얼마나 변함없으신 분이신가’에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하나님에 대한 자랑’이 은혜나눔의 본질입니다. 그외의 모든 것은 부수적입니다.
목장에서 그리고 주일 예배 시간에 은혜를 굴려 보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Following the shepherd...
최지원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