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새 한국은 더 화려해진 것 같습니다. 그 화려함에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물론 몇일 안되는 사이 제가 들려 본 몇몇 지역에 해당되는 이야기 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놀랍기는 매한가지입니다. 연신 제 입에서 ‘와우..’ 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 ㅎㅎ 시골서 온 티를 한껏 내고 있습니다.
화려함이 스쳐지나가고, 세상의 화려함에 눈길이 빼앗기는 제 모습을 잠시 돌아보았습니다. 뭐 오래간만의 방문이니 눈길을 잠시 빼앗길 수 있었을지라도, 마음은 빼앗기지 말아야지 싶었습니다. 그 옛날 로마의 화려함 앞에서 복음을 외쳤던 주님의 제자들.. 그 마음도 헤아려 보았습니다. 그 화려했던 로마인들 앞에서 ‘나는 그리스도인’이라고 외쳤던 이들. ‘우리는 믿음으로 살아가지, 보는 것으로 살아가지 아니한다’고 외쳤던 이들. 그들이 참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가족 외에 다른 분들은 거의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어릴 적 교회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중고등부 시절 교회 친구들이 주도했던 뮤지컬 같은 ‘문화 행사들’ 얘기를 나누며 추억을 떠올렸습니다. 그 시절 교회는 참 많은 것을 선도했다는 생각이 마음 한 구석 스쳤습니다. 친구들과 헤어진 후 길을 걸으며, 화려한 건물들 사이 서있는 교회건물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전에는 그 교회건물이 커보였었는데, 이젠 작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그 자리를 지키는 것이 언듯 쉽지 않아 보였기에, 한편에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교회의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진검 승부가 필요한 때이구나 싶었습니다. 이젠 교회가 모든 것을 주도할 수도 없고, 사실 꼭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초대 교회 성도들이 그랬듯… 교회는 교회가 보여 줄 수 있는 것을 세상에 보여 주면 됩니다. 성경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믿음을 가지고 이제 교회가 세상이 볼 수 없는 것을 보여주어야 겠지요. “우리는 믿음으로 살아가지, 보는 것으로 살아가지 아니합니다.” 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겠지요.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가 그런 진검마저 잃어버리고 있지 않은가 두렵습니다. 두려움이 기도가 되고, 그 기도가 우리의 능력이 되길 소망합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으나, 내게 있는 것을 그대에게 주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시오 (행 3:6)” 라고 외쳤던 사도 베드로 처럼.. 그렇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세상의 화려함이 아니라, 다시금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합니다.
Following the shepherd…
최지원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