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하나님의 뜻이 궁금해질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 명백하게 말씀하신 것들이라면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그렇지 않는 것들 중에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해야 할 경우도 많지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것이 참 많습니다만 오늘은 교회적인 측면에서 한가지만 언급하고 싶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때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는 마음은 겸손함이라 생각합니다. 연약한 한 명의 인간이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는 겸손함. 그래서 우리는 늘 믿을 만한 신자들의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함께 분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담임목회자가 되기 전에 교회 공동체의 뜻을 물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교회 공동체의 부르심에 순종하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나중에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교회에는 회원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그날 투표에는 그냥 잠시 교회에 방문하신 분들도 투표했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고 신앙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분들도 투표를 하셨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그럼에도 그런 만장일치의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 새삼 신비하기도 했습니다. 

  한마음 교회는 오랫동안 가족처럼만 지내왔기 때문에, 가족같은 사람들 중에 누구에게는 투표권이나 발언권을 주고 누구에게는 주지 않고 하기가 어려웠을 겁니다. 그래서 결국 울타리 없는 교회가 된 것이죠. 하지만 저는 나중에는 이런 부분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신앙이 있던 없던 상관없이 모두를 가족처럼 사랑하는 것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할 일입니다. 그리고 신앙적인 가치관이 배제된 상식적인 의사 결정(예를 들어, 재정의 투명성 같은 부분, 실질적 문제들)에 있어서는 믿음의 여부가 전혀 중요하지 않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려고 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기독교 믿음이 있는 분들과 그런 믿음이 없는 분들 사이에는 아주 명백한 가치관의 차이가 생기게 마련이고 그 둘 사이에는 의견이 좁혀질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할 수 있는 신자들을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도 없다면, 언젠가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구할 때 이상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 제가 담임목회를 시작하면서 회원구분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 마음에 가지고 있었던 기준은 생명의 삶 수료, 예수 영접 모임 수료, 목장 참여 이 세가지였습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예수 영접 모임이었습니다. 그 모임을 통해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교회에서 공식적으로 재확인하는 것이 필요했던 것이죠. 그것이 제가 ‘한마음 교회 성도님들은 모두 한번씩은 예수 영접 모임에 들어와 달라’고 부탁했던 이유 중에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도 움직여지지 않았고, 결국 아직까지도 회원구분을 위한 최소한의 교회적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담임목사로서 제가 하나님의 뜻을 검증하고 분별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목자 목녀들의 모임입니다. 아직까지 우리 교회에 그것보다 더 명확하고 안전하고 검증된 기준선도 없기 때문입니다.  제 안에 검증이 필요하고 확증이 필요한 문제들이 있으면 저는 목자회의에 내놓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하며 주님의 뜻을 분별합니다. 

  이것이 제가 목자님 목녀님들의 뜻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목자 목녀가 아니어도 신실한 신자들이 있고, 하나님의 뜻에 대한 그분들 모두의 생각을 존중합니다. 그리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당연히 교회 안팎의 모든 분들의 의견을 수렴합니다. 하지만 그 신실함의 기준은 눈에 보이지 않고, 아직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이기에 그런 애매함으로 공동체에 새로운 선을 그을 수는 없겠지요. 발언에 책임을 지지 않을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중요한 결정권을 줄 수는 없겠지요.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시고, 교회의 사명은 그분의 뜻을 분별하고 따르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한마음교회가 점점 더 가까이 주님을 따라갈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길 기도합니다. 여러분도 이를 위해서 함께 기도해 주시고 고민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최지원 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