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중고등부 교회학교를 다닐 때를 떠올려 보면, 교회 생활이 참 활기차고 재밌었습니다. 교회 친구들끼리 모여서 교회를 더 좋게 만들어가기 위해, 더욱 하나님께 가까이 가기 위해, 우리들 스스로 고민했고 우리 만의 노력들을 지속적으로 했습니다. 교회문화를 바꾸기 위한 운동을 진행하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중보기도 모임을 만들고, 재밌는 행사들을 만들고, 함께 좋은 책을 읽고 대화하고 토론해 보기도 했고, 신앙적인 글과 고민을 적어 우리 만의 문집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중학생 때 우리가 만들었던 교회 문집을 저는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책에는 제가 그 시절 마음을 담아 고민하며 썼던 글과 그 시절 제 마음을 설레이게 했던 제 미래의 아내가 쓴 글도 있습니다.^^ 그 어느 때 보다 친구가 중요한 시기에 교회 친구들과 함께 하나님을 이야기하고 하나님의 꿈을 꾸었던 그 시절이, 돌아보면 너무 귀합니다.
그 시절 교회는 ‘우리의 교회’였습니다. 교회는 우리의 마음의 고향이었고, 교회는 우리의 놀이터이자 우리의 영혼의 집이고 우리만의 꿈동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민 교회에 와보니 현실이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민 교회 아이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자신들이 다니던 교회를 우리의 교회가 아닌 ‘부모님의 교회’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은 점점 교회 안에서 자기 스스로를 늘 손님처럼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합니다. 신앙 생활도 늘 수동적으로 됩니다. 스스로 고민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보단 수동적으로 따라가고 자기 자신을 소외시킵니다. 손님처럼 앉아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늘 제 마음의 큰 짐이였습니다.
언제부터 인가 ‘부모님의 교회’가 아닌 ‘아이들의 교회’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제 마음에 자리 잡았습니다. 어린이 사역을 할 때부터 그런 고민이 있었고, 담임 목사가 된 이후에 그 마음이 제 마음 속 깊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민교회만의 현실의 벽이 그 마음을 가로 막고 있었습니다. 자라나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영어가 더 편해지고, 한국어를 사용하는 교회나 부모와 거리감을 느끼게 됩니다. 무언가 고립된 듯 보이는 한인 교회의 울타리가 미국 사회를 주역으로 살아가야 할 아이들에게는 좁게 느껴집니다. 아이들에게 교회는, 벗어나야 할 대상이 되어 버리기 쉬운 것이죠.
‘아이들의 교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중요한 한걸음을 디디고 있습니다. 주보를 영어로 번역해서 아이들에게 교회가 가고 있는 길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부모와 함께 걸어가는 아이들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본당을 아이들에게 내어 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이들의 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고 도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최지원 목사 드림